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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NocutView] "안녕 못합니다" 화답한 대학생들 '거리로'

2019-11-04 0 Dailymotion

고려대 학생의 '하 수상한 시절'을 지적한 '안녕들 하십니까' 대자보에 동조하는 대학생 등 200여 명이 거리에 모여 저마다 '행동'의 목소리를 냈다.<br /><br />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5가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는 쏟아지는 싸라기눈 속에서도 '안녕하지 못한' 학생들이 운집하기 시작했다.<br /><br />지난 10일 '안녕들 하십니까' 대자보를 맨 먼저 붙인 고대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(27) 씨가 처음 대자보를 붙인 그곳이다.<br /><br />이미 이곳에는 주 씨의 의견에 호응하는 대자보 60여 개가 벽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붙어 있었다.<br /><br />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'서울역 나들이' 공지를 보고 모인 학생들은 모임 1시간 전부터 모여들어 어느새 후문을 가득 메웠다.<br /><br />학생들은 저마다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적은 피켓을 들고 모임이 시작되길 기다렸다.<br /><br />피켓에는 '사람이 먼저다', '철도 민영화 반대', '원하는 건 하나 깨끗한 정치', '시험보다 급한 일이 있어 안녕하지 못하다' 등의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.<br /><br />예정된 시각인 오후 3시가 가까워지면서 임시 연단에 참가자들이 한 명씩 올라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'성토대회'가 진행됐다.<br /><br />모든 참가자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발언자가 "안녕들 하십니까"라고 묻자 "아니요, 안녕하지 못합니다!"라고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.<br /><br />경북 봉화에서 올라왔다는 고3 학생 김현곤 군은 "다들 밥은 먹었나. 배고프지 않는가"라고 묻고는 "그 배고픔이 과연 육체적인 굶주림인가 정신적인 굶주림인가 묻고 싶다"고 첫 테이프를 끊었다.<br /><br />상명사대부속여고 3학년 윤예슬 양은 "지난 7월부터 청소년시국선언 활동을 하며 쌍욕에 가까운 어른들의 질타도 들었다"면서 "안녕하지 못하냐를 물어야 답할 수 있는 현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"고 분노했다.<br /><br />자신을 '고대생 강훈구'라고 밝힌 발언자는 박근혜 대통령 성대 모사로 참가자들의 배꼽을 잡았다.<br /><br />강 씨는 박 대통령 성대 모사를 통해 "창조경제를 위해 철도 노조원 7000여 명을 직위해제 해 일자리 7000개를 창출했다"며 "경제 민주화의 '민'은 백성 '민'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'민'으로 경제가 민간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"이라고 풍자했다.<br /><br />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고대생은 "시험공부를 하다 대자보를 보고는 무거운 엉덩이와 떨리는 심장이 충돌해 나왔다"고 밝혔다.<br /><br />한 국민대 학생은 "올해 결혼도 해 안녕하다고 생각했고 내 할 일은 했다고 생각했다"면서 "하지만 (사회 문제에 대해) 표현하면 욕 먹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"고 토로했다.<br /><br />서강대 불문과 정다운(23·여) 씨는 "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는데 학교 선배(박근혜 대통령)를 후배가 뒤통수 쳤다는 말까지 들었다"면서 고려대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 "이 자리에 모인 고려대 학생들은 1년 전에는 내 답답한 느낌을 이해할 것"이라며 고려대 생들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냈다.<br /><br />초로의 남성도 연단 위에 섰다. 자신을 '손자가 있는 60대'로 밝힌 한 남성은 "한 젊은이가 대자보를 읽어보라고 해서 읽어봤는데 읽어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"고 운을 뗐다.<br /><br />그는 "나는 침묵의 1인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점을 찍었다"면서 "모든 이들이 점과 점을 찍어 밝은 미래가 가득하길 빈다"고 응원했다.<br /><br />이 모든 움직임과 행동을 처음 시작한 주현우 씨가 마지막으로 연단에 올랐다.<br /><br />주 씨는 "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상황을 가슴이 떨려 말씀을 감히 드리지 못하겠다"면서 감동적인 심사를 전했다.<br /><br />"웃기지 말라"고 소리친 주 씨는 "일각에서는 대자보를 두고 내가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 썼다고 주장한다"면서 "정말 그런 주장을 하고 싶으면 대자보를 써서 이 자리에 붙이면 되지 왜 인터넷에 숨어 댓글을 달고 있나"고 반문했다.<br /><br />이어 그는 "여기 모인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 때문에 온 게 아니라 저 글을 보고 왔다"며 "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의 정치를 해야 한다"고 목소리를 높였다.<br /><br />이들은 이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으로 이동해 밀양지역 송전탑 경과지 마을 주민 고 유한숙씨의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 열리는 철도 민영화 반대 촛불 집회에도 참석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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